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 단편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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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 episode - 


 


 


 


-그 남자-


 


 


 


내가 그녀를 만난것은 군제대후 복학전 보수가 짭짤한 야간조로 


 


대형할인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되면서였다


 


 


 


집에서 가깝고 보수도 나름대로 괜찮았던 편이고 


 


군입대전 한 10개월정도 일한적이 있었는데 


 


 


 


그당시 같이 일했던 과장님이 너무 잘해 주신게 기억에도 많이 


 


남아 인사겸 찾아갔던게 다시 일하게 된 계기지만...


 


 


 


추석이나 설날같은 명절때면 선물같은것도 받을 수 있고 


 


일만 잘하면 보너스도 아주 조금이지만 받는경우도 있으니 


 


나로써야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는가?


 


 


 


다른곳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다닌 마트는 규모가 작아 일하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았다 24시간 연중무휴 풀타임으로 돌아가 주간조와 야간조 정직원 


 


약간이랑 물건 포장 뜯고 진열하는 알바 몇에 계산대보는 계집애들 몇명정도?


 


 


 


군입대전 일할때는 내 얼굴이 나름대로 피부가 뽀얗고 예쁘장하게 생겨서인지 


 


카운터 보는 계집애들 몇명이 빙 둘러싸서는 "나이가 몇이냐?" "애인은 있느냐"


 


등등 질문을 해대서 일을 못하게 만든적도 있었다


 


 


 


물론 그땐 내가 너무 순진해서 아니 무엇보다 껌을 짝짝 싶으며 심문하듯 


 


물어보는 그녀들의 불량스러움에 기가질려 "알아서 뭣하게요" 말만하고


 


 


 


황급히 도망치기도 했지만...제대한지 얼마 안되서인지 머리도 짧고 피부도 


 


까매서 인지 예전같은 행복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뭐 무엇보다 옛날처럼 외모에 크게 신경을 안써 후질근하게 


 


입고 다녀서 인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그녀를 만나기전까진 그냥 복학하기 전에 열심히 일이나 해서 


 


돈 모을 생각이었다 


 


 


 


-그 여자-


 


 


 


내가 그 남자를 만난것은 만난것은 상고를 졸업후 


 


일한지 1년정도 되었을때다 


 


 


 


우리같은 애들은 어디 번듯한 직장 잡기도 힘들고 기껏해봐야 


 


건설회사 경리나 중소기업 같은데 들어가는게 고작이지만 


 


 


 


이런 마트 같은데는 추근대는 아저씨들도 별로없고 보수가 좀 짜긴 하지만 


 


나름대로 신나는 음악도 매일 들을 수 있으니 그리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여기서 일하는 애들은 대개가 학교 다닐때 현장실습으로 나왔다가 


 


나처럼 아예 눌러 앉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일하는 곳은 다른 매장애들과는 달리 사무실이라


 


좀 무료하긴 하지만 그래도 본사에서 온 팩스나 서류같은것 


 


전해주러 가끔씩 매장에 왔다 갔다하는 편이다 


 


 


 


그 날도 일이 많아서 늦게까지 일하다 마지막에 온 


 


서류 전해주러 매장에 갔었는데 못보던 얼굴이 하나 있다


 


 


 


듣기론 군제대후 일하게 됐다는데 고생을 많이 했는지 


 


얼굴이 새까맣긴 하지만 본바탕은 곱상하게 생긴게 머리좀 길르고 


 


옷만 잘 입혀 놓으면 괜찮을 것 같다 


 


 


 


이제껏 겪어본 남자들과는 달리 순수하게 생긴게 


 


첫사랑이후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건 첨인것 같다


 


 


 


사실 학교 다닐때 쫌 놀았던 이력이 있던터라 웬지 날라리 같은 


 


애들보단 좀 순수하고 착해보이는 남자에게 더 끌리는 편이다


 


 


 


-그 남자 -


 


 


 


간만에 다시 생업?으로 복귀해서인지 몸이 예전처럼 


 


날래지 않다 예전엔 매대위를 날다람쥐처럼 날라 다녔는데....


 


 


 


암튼 예전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 열심히 해볼려고 노력중이다 


 


24시간 연중 무휴라서 공사할 시간이 없는지 매대위 불쑥 튀어 나온 


 


 


 


철심들은 군 입대전이랑 똑같다 


 


그것 한번 부딪히면 몸이 잠시 동안 마비된다 


 


왜냐구? 너무 아프니까 고통을 온몸으로 분산 시키기 위해서다


 


 


 


철심에 머릴 부딪혀 얼음하고 있는데 웬 여자애가 날 빤히 쳐다본다 


 


지나가던 손님이 진열대 물건을 건드리는 바람에 힘들게 쌓아 놓았던


 


물건이 그애한테 떨어졌다 


 


 


 


반사적으로 물건을 구출하고자 몸을 날려 물건 몇개를 받아냈다 


 


다행히 물건이 무거운게 아니라서 별로 다친데는 없어보인다


 


 


 


"괜찮냐고"물어보니 얼굴이 붉어지며 괜찮다는 말과 함께 


 


황급히 다른곳으로 간다 -_-;;


 


바보같은 기집애 무거운거였으면 죽을뻔 했을텐데...


 


 


 


-그 여자- 


 


 


 


오늘 그 남자가 날 구해줬다 물건 떨어진것을 받아내서 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바보같이 고맙다고 말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너무 당황해서 


 


황급히 달아난 내가 너무 부끄럽다


 


 


 


뭔가 보답이라도 해야겠는데...듣기론 매일 아침 우유를 사간다고 했다


 


 


 


우유나 몇개사서 줘야겠다 나랑 퇴근시간이 다르니 애들한테 부탁해서


 


전해줘야지...후훗 무엇보다 아직 그 사람앞에 서기엔 좀 부끄럽다 


 


 


 


-그 남자-


 


 


 


요즘 집에서 기르는 냥이가 식욕이 없는지 우유밖에 잘 안먹는다 


 


식구들은 우유를 별로 안 좋아해서 사먹진 않지만 냥이를 위해서


 


할 수 없이 가끔 사갔다 


 


 


 


물론 나도 우유 별로 안좋아한다 먹으면 주르룩 설사다 =_=;


 


그날도 일 끝나고 냥이 우유 사갈려는데 카운터 보는 애가 


 


 


 


누가 준거라며 우유 1리터짜리 두개나 준다 


 


뭐 나야 꽁짜니까 좋지만 우리집 냥이가 그걸 다 먹을때까지 


 


 


 


유통기한이 견뎌 줄지 의문이다;;;


 


 


 


-그 여자-


 


 


 


어제 우유는 무사히 전해준것 같다 물론 익명으로 말이다


 


맛있게 우유를 먹었을 그 남자를 생각하며 하루종일 그 사람


 


생각에 일도 제대로 안잡혔다 


 


 


 


음...아무래도 자연스럽게 가까워 질려면 그에 대한 데이타가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한것 같다 


 


 


 


"애인은 있는지" "어느 학교 다니는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매장에서 일하는 애들을 통해 좀 알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남자-


 


 


 


오늘도 보람찬 하루 일을 반이나 마치고 야식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ROTC 출신 직원하나가 또 날 피곤하게 한다


 


 


 


평소 자기 잘난척 군대얘기 등으로 존나 피곤하게 만드는 놈이다 


 


자기 말로는 우리나라 자기 혼자 지킨 구국의 영웅이다 


 


 


 


소대원들 자기 아니었으면 다 죽었다는 둥 무장공비 서넛 때려 눕혔다는둥


 


씹새끼 그럼 철책이나 지키지 뭣하러 여기서 왜 이 일하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보니 부인은 쫌 이쁘더만 군대 얘기로 꼬셨나?


 


"여보 당신없으면 우리나라 어떻게 해요" 하며


 


그 마누라는 매일 불안에 떨며 살것 같다 


 


 


 


그날도 그 자식이 식당까지 와서 군대 얘기 해대는데 


 


같은 남자지만 그놈의 영웅얘기에 짜증이 한무데기로 밀려온다 


 


 


 


겉으론 맞장구를 치며 속으로 한참 씹고 있는데 옆에 앉아 있던 


 


효진이가 갑자기 나에 대해 물어본다 


 


 


 


효진이는 얼굴이 동그스름한게 무척이나 호감가게 생겼다 


 


그래서인지 은근히 이애한테 맘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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